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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서울고속도로 주민설명회...“이름은 설명회, 실제는 '통보회'”
  • 장석우 기자
  • 등록 2019-05-30 19: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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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로항동주민 100여명, 설명회장 찾아 반대 집회
  • 서서울고속도로측 설명회 진행 못하고 자진 철수

구로항동지역 주민들이 30일 서울시 구로구 호텔베르누이웨딩컨벤션에서 열린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 시행사 서서울고속도로의 주민설명회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서남투데이=이종범 기자] 30일 오후 1시 서울시 구로구 호텔 베르누이웨딩컨벤션 앞.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구로항동지구 주민들이 모였다.


앞서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 시행사인 서서울고속도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주민설명회 개최를 예고했고,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로 맞불을 놨다.


이날 주민설명회 저지 집회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엄마와 아빠, 그리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참석한 직장인, 구로지역 정치인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주민설명회 시작 1시간 전, 주민들은 설명회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호텔 앞에서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 철회를 외쳤다. 이날 홈타운 주민들도 주민설명회 저지 집회에 나와 힘을 보탰다.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안쪽에 자리한 주민들의 손에는 ‘지하터널 결사반대’, ‘초등학교 무너진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피켓이 들려있었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민중당의 지역 정치인들도 “투쟁”을 외치는 등 주민들과 함께했다.


주민설명회가 시작되는 2시에 맞춰 주민들은 설명회장으로 향했다. 서서울고속도로측이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려 하면 주민들은 일제히 나팔을 불며 서서울고속도로측의 설명회 진행을 막았다.


이러한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고 설명회장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서서울고속도로측이 설명회 진행을 못하고 있는 사이, 주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2단지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주민은 “바로 앞에 수직구가 생긴다. 그 집 앞에서 살 수 있겠나”라며 “고속도로가 1, 2차선도 아니고 6차선이다. 나중에 6차선에 차가 다니면 아파트에서도 다 울린다. 누가 봐도 이건 안다. 말도 안 된다”고 읍소했다.


"이름은 설명회장인데 통보회장...포항 지진도 지열발전소 건설이 원인이었다" 


서서울고속도로측이 설명회 진행을 못하고 있는 사이, 주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사진=김대희 기자

또 5단지 입주예정자라는 한 주민은 “이름은 설명회장인데 (실제는) 통보회장”이라며 “주민과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환경안전영향평가를 받았다는 등 일방적이다. 그럼 우리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싫다는데 왜 강행하나. 이런 쌍방의 일방적인 주장이 결국 이번 설명회의 결과”라면서 “설명회는 애초부터 성립이 안되는, 우리 입장이 반영이 안되는 설명회기에 통보지 설명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게 내 아이들의 문제기도 하지만 우리의 문제다. 5년 전 포항의 지열발전소 건설 때문에 포항에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결론 났지 않았나”라며 “5년이 될지 3년이 될지 6년이 될지, 그 뒤에 어떤 사고가 나면 그건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IT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또 한 주민은 “여기에 오신 부모님의 아이들이 일기를 썼는데 학교가 무너진다고 하더라. '나도 열심히 나팔을 불어서 학교가 무너지지 않게끔 하겠다'는 내용의 일기를 썼더라”며 “항동초등학교와 항동중학교가 무너지면 1단지, 2단지와 3단지 어린아이들만 다치나. 항동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다치게 된다. 그래서 모든 주민들이 나와서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처럼 휴가를 내고 오신 분도 있고, 내근이라고 거짓말하고 오신 분도 계신데 회사에 걸리면 어떤가. 우리 자식들 안전이 걸린 일인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으면 계속 나와서 한 목소리를 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당초 5시까지 계획된 이날 설명회는 4시경 한마디도 못한 서서울고속도로측이 철수하면서 마무리됐다.


서서울고속도로측 관계자는 “서로 이야기를 해야 절충안이 나올 수 있는데 주민들이 아예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협의점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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