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이태원 ‘불타는 금요일’ 1주일 뒤···재만 남은 ‘K방역’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05-11 19:38:39

기사수정
  •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3일 전···클럽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검사의 신속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적인 모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지난 3월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시민의 모습. (서남투데이 자료사진)[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습니다.”


지난 10일 취임 3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성공적인 방역모델을 구축했다는 데서 나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하루 1천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K방역’은 현재 세계적으로 성공한 방역모델로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일일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을 유지하며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었다고 평가됐다.


이같은 ‘K방역’의 성취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국민의 협력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마스크 5부제 등의 지속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며, 조금만 증세를 보여도 자가격리를 시키고 생활을 지원했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등 철저하게 동선을 추적해 확산을 저지했다.


국민 역시 정부의 대책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이 일상이 되었으며, 자신이 아닌 타인의 감염을 우려해 자가격리를 수용했다. 소상공인은 휴업을, 중견기업도 재택근무를 통해 접촉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한국은 WHO가 ‘팬데믹’을 선언할 정도로 위협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의 기세를 꺾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속에서도 총선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정부는 3월부터 유지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체제를 5월 5일부로 중단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대폭 감소한 만큼 국민들에게 일정 부분의 자유로운 소비생활을 돌려준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국민이 이후에도 경계하고, 방역에 신중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지막 날인 5일 부천시 상동 호수공원에는 부천과 인천 시민들이 모여 나들이를 즐겼다. (사진=안정훈 기자) 

정부의 믿음은 배신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기까지 4일. 시민들은 4월 말 부처님 오신 날부터 시작된 황금연휴 기간을 참지 못했다. ‘불타는 금요일’이던 5월 1일 늦은 밤, 청년들은 2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을 배회했다. 


결과는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었다. 11일 오후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까지 최소 90명으로 집계됐다. ‘K방역이 코로나19를 이겼다’는 섣부른 자만이 코로나19의 집단감염과 재확산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종료되기까지 불과 3~4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국민들은 ‘이제 코로나19가 끝났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졌다. 이는 황금연휴 기간 확진자들이 활보한 광활한 동선이 잘 보여준다.


용인 66번 확진자는 하루에만 5곳의 클럽을 순회했으며, 안양 23번 확진자는 연휴 기간 이태원 외에도 부천시와 안양시, 성수역 등을 배회했다. 인천 부평구의 20대 확진자는 댄스연습장 등을 돌아다녔으나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연수구의 확진자는 이후 병원을 방문해 해당 병원이 격리 수준의 관리를 받게 만들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와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을 밝히며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종식이 아니다”라고 국민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그 다음날, 이태원 클럽을 기점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시작됐다.


박 장관의 경고가 하루 늦은 탓일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방침이 일렀던 것일까. 사흘 연속 지역사회 감염 ‘0’을 기록한 대한민국의 확진자는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성공적이라던 ‘K방역’은 ‘불금’을 못 견디고 나온 청춘의 혈기에 의해 재만 남았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AI 엑스포 코리아 2026 개막…피지컬 AI 시대, 산업 혁신 청사진 제시 아시아 최대 인공지능 전시회 ‘AI 엑스포 코리아 2026’이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다.‘제9회 국제인공지능산업대전(AI EXPO KOREA 2026)’이 5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한국인공지능협회, 서울메쎄, 인공지능신문이 공동 주최하며, 인공지능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아시.
  2. 비자, 스테이블코인 정산 9개 블록체인으로 확대…멀티체인 결제 시대 본격화 비자(Visa, 뉴욕증권거래소 V)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정산 파일럿에 5개 블록체인을 추가해 카드 발급사(Issuer) 및 전표 매입사(Acquirer)가 네트워크와 정산할 수 있는 방식을 대폭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비자가 스테이블코인 정산 파일럿을 9개 블록체인으로 확대하며 멀티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낸다.본문Visa는 글로벌 스테이블...
  3. 지씨셀, 바이오코리아 2026 참가 성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역량 선보여 지씨셀(대표 김재왕·원성용)은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된 ‘바이오코리아(BIOKOREA) 2026’에 참가해 세포·유전자치료제(Cell & Gene Therapy, CGT) CDMO(위탁개발생산) 서비스 역량을 선보이며 전시를 성료했다고 4일 밝혔다. 바이오코리아 2026은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바이오산업 행사로, 최신 기술과 비즈...
  4. 한화에어로, KAI 지분 5% 돌파…경영 참여로 ‘방산·우주 통합’ 속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경영 참여에 나선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전략적 협력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월 4일 KAI 주식 10만 주를 추가 취득해 총 지분율을 5.09%로 확대했다.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4.99% 지분을 ...
  5. KB손해보험, 유병자 전용 ‘KB 3.N.암 심플러스 간편건강보험’ 출시 KB손해보험(대표이사 사장 구본욱)은 암보험을 필요로 하는 유병자 고객이 중대질병 중 ‘암’ 관련 고지만으로 검사부터 진단·치료까지 암 치료 전 과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신상품 ‘KB 3.N.암 심플러스(Simple us)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KB 3.N.암 심플러스(Simple us) 간편건강보험’은 기존 유병자보험의 중대질병 고지 항...
  6. KB국민은행, 올해 1조5300억원 규모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나선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은 올해 1조5300억원 규모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에 나서겠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올해 1분기에만 3068억원 규모의 자금을 중·저신용자에게 지원하며 은행권 최다 규모를 달성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개인 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일정 금리 이하로 공급되는 비 보증부 신용대출을 말한다. 은행연합...
  7. 월 10만 원 저축하면 3년 뒤 1,440만 원…‘청년내일저축계좌’ 모집 시작 보건복지부가 저소득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 신규 가입자를 모집한다.보건복지부는 5월 4일부터 20일까지 ‘청년내일저축계좌’ 2026년 신규 가입자 2만5천 명을 모집한다. 이 사업은 일하는 저소득 청년의 꾸준한 저축을 지원해 3년 후 목돈 마련을 돕는 대표적인 자산형성 지원 정책이다.가입 대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