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토부 일방통행식 건설사업에 서남권 주민 권익 짓밟혔다”
  • 이영선 기자
  • 등록 2019-05-28 19:50:24

기사수정
  • 광명서울고속도로 구로·부천 등 주택가·학교 밑 지하화 강행
  • 광명시흥R&D 사업구역 변경… “정부가 하는 일” 일방 통보

광명과 구로, 부천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형건설사업이 국토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점철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서울 구로와 광명, 부천 등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1천여 명이 25일 오후 4시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마치고 고속도로 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수도권 서남권 지역 주민들은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광명시흥R&D사업, 구로차량이기지 이전 문제 등 국토부가 추진하는 대형사업들에 대한 주민 설득작업이 부실하거나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서남부를 세로로 관통하는 광명서울고속도로가 그 중심에 있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광명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강서구 방화동을 연결하는 총 20.2㎞, 총사업비 1조6천69억원이 소요되는 민자 사업이다. 


2003년 광명서울고속도로가 최초 제안되었을 때 부천 천왕지구와 신정3지구를 지날 예정이었지만, 해당 노선 지역민이 반발하면서 지금의 노선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해당 노선이 아파트 밀집지역과 초·중등학교 밑으로 관통하는 등 특정 지역에 큰 불편과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데 있다. 


구로 항동지역은 왕복 6차선의 지하터널이 초·중등학교와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고, 부천 고강동 지역은 대한항공이 인접해 있어 이미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광명서울고속도로로 인한 피해까지 추가로 감수해야 할 처지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건설 반대 공대위는 지난 1년 동안 집회와 항의,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국토부의 주민 설득작업은 없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정책이니 따라와라" 주민 집단 보이콧


지난 22일 오후 2시 광명시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광명시흥 R&D 조성사업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해당 사업에 반대한다며 보이콧을 선언하고 집단 퇴장하고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광명시흥테크노벨리 사업도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0년 동안 특별관리대상 지역으로 묶여있어 개발이 제한돼 왔다. 그러다 갑자기 R&D지구계획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에게 토지수용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광명시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광명시흥 R&D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이 개발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라며 보이콧을 선언하고 집단 퇴장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었다가 2014년 해제됐지만, 다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10년 가까이 묶여 있었다. 주민들은 오랜 시간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당초 계획에서 빠졌던 선하지 지역이 갑자기 포함되면서 해당 주민들이 이주 대책조차 마련할 여유없이 토지를 수용당할 처지가 되자 크게 반발했다.  


여기에 당시 설명회에서 참석한 경기도시공사 관계자가 "정부정책이니 협조해 달라"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국토부 "추가 주민설명회 개최 예정 없다" 강행 예고


지난 5월 3일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구로차량기지 이전 관련 시민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이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대희 기자)

광명시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까지 겹쳐있다.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등 구로구 주민의 민원 때문에 옮기는 차량기지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사업 강행에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주민 반대로 무산된 ‘구로차량기지 이전 주민설명회’를 더 이상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민들이 반대했는데 할 이유가 없다”면서 주민들을 설득하려는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오는 31일 광명시민 공청회를 끝으로 주민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은 사실상 끝낼 것으로 보여 공청회 이후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강행할 태세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건설 반대 공대위 관계자는 “국토부가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 설득이나 소통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상 수도권 서남부에 사는 시민들의 권익을 짓밟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0월 초 수출입 모두 감소… 무역수지 5억 달러 적자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입은 22.8% 줄어든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조업일수 감소(3.5일)로 인해 전체 수출입 규모는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7.8억 달러) ..
  2.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첫 수출…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첫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한국 발전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
  3. 한국, 일본보다 AI 더 쓴다...‘한국 직장인 65% 이상 AI 경험’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 Guru (https://pdfguru.com/ko)가 한국의 틸리온 프로, 일본의 Freeasy24와 협력해 한국과 일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조사 결과, 한국이 AI 활용 경험과 학습 의지 모두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인지도, 사용 경험, 활용 목적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이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Chat GPT(챗지피티)...
  4. 에쓰-오일 세븐 ‘피치스 런 유니버스’서 모터스포츠 팬 접점 확대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의 엔진오일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이 12일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25 피치스 런 유니버스’에 참여해 현장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는 자동차 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가 주최한 행사로, 세계 최대 스포츠쇼인 F1(포뮬러원) 레이싱카 주행을 ...
  5. 구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AI 혁신의 새로운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공개 구글 클라우드는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 고객 경험, 혁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직관적인 제미나이 채팅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6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6. KB금융,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일, 지난해 KB금융의 ESG 경영활동을 담은 ‘2024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를 통해 총 6조654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매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
  7. IBK기업은행, 헝가리 개발은행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 체결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개발은행(MFB)과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외 통상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과 판로 다각화 지원을 위해 체결됐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성이 높은 거점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