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국의 보수는 쓰레기이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6-10 14:58:54

기사수정

더불어민주당은 쉰밥, 미래통합당은 썩은 밥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보수 철거 성공 여부에 제1야당의 사활이 달렸다. (사진 김대희 기자)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은 보수를 일컬어 “이념이 아닌 욕망”이라고 맹폭한 적이 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김규항이 지금부터 벌써 20년도 전에 내놓은 일갈이었다.

 

김규항의 보수에 대한 개념규정은 본질을 꿰뚫은 통찰일 수도 있고, 또는 무리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확실한 사실은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생생하게 경험해온 보수세력의 모습은, 보수정당의 실상은 이기적인 사리사욕으로 똘똘 뭉친 비루하고 부정부패한 이권집합체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수는 이념이 아닌 욕망”이라는 김규항의 주장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한반도 남쪽에 시야를 한정할 경우 아주 약간의 반박의 여지마저 허용하지 않는 철두철미하게 검증된 불변의 진리라 하겠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보수화’ 된다는 건 책임감을 지닌 유능한 개인 또는 집단으로 성숙하게 나아감을 가리키지 않는다. 개인 수준에서는 과거의 순수했던 초심을 잃고 타락했다는 의미고, 집단으로 지평을 확대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유무형의 긍정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으로서는 조국과 윤미향도, 조직으로선 전대협과 민주노총도 보수화의 길을 거침없고 치열하게 달려온 셈이다.

 

밥이 오래되면 쉰밥이 된다. 쉰밥을 더 오래 놔두면 어떻게 되느냐? 완전히 썩는다. 썩어버린 밥은 음식물 쓰레기로조차 배출할 수가 없다. 그냥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정당으로서의 근원적 정체성이 이기적인 사리사욕으로 똘똘 뭉친 비루하고 부정부패한 이권집합체에 지나지 않는 것은 현재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직전 집권당인 미래통합당이나 피장파장이기 때문이다. 양자 사이에서 굳이 번거롭게 약간의 차별성이나마 구하자면 전자는 쉰밥이고, 후자는 썩은 밥이다. 쉰밥이든, 썩은 밥이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은 물론이다.

 

올해의 4‧15 총선은 미증유의 잔인한 총선이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유권자들에게 쉰밥 먹고서 지독한 배탈이 날 것인지, 아니면 썩은 밥 먹고 생사의 경계를 헤맬 것인지 양자택일을 강요한 선거였던 까닭에서였다. 많은 국민들이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쉰밥에 해당하는 더불어민주당을 찍었고, 그 결과 앞으로 4년 동안은 내내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감내해야만 한다.

 

보수 청산은 제2의 청계천 복원공사

 

한국의 보수는 망하지 않았다. 쇠퇴하지도 않았다. 너무 많아서 문제고, 지나치게 일익번창하니 탈이다. 쉰밥 보수 더불어민주당, 썩은 밥 보수 미래통합당, 게다가 신흥 보수 정의당과 알고 보니 알짜 보수 정대협까지, 국민들 입장에서는 앉아서 보면 보수 천하요, 서서 보면 보수만의 세상이다.

 

필자는 작금의 미래통합당과 보수의 관계를 청계천과 고가도로의 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복개된 청계천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나날이 낙후돼갔듯, 보수 브랜드로 도배되어온 미래통합당은 이대로 가면 갈수록 더욱더 지질하고 후진적인 군소정당으로 전락해갈 게 분명한 탓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자명하다. 당시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이명박이 청계천 고가도로를 과감하게 헐어냈듯이, 미래통합당에서 보수를 흔적 없이 진취적으로 철거해야만 한다. 고가도로 하나 헐었을 뿐인데 서울 강북 지역의 지리적 풍경이 놀랍도록 확 달라진 일을 우리는 여전히 명징하게 기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래통합당을 답답하게 절망적으로 옥죄고 있는 보수라는 낡은 고가도로를, 칙칙한 복개도로를 시원하게 철거하면 한국의 전체적인 정치적 지형이 상전벽해로 달라질 담대하고 획기적인 가능성을 섣불리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수가 마치 신줏단지로라도 되는 양 악착스럽게 부여잡고 있다. 그런데 이른바 보수적 가치와 노선을 내버리면 작게는 미래통합당이 소멸하고, 크게는 대한민국이 통째로 거덜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대는 무리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펴보시라. 하나같이 자기의 사적인 욕망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서 그악스럽게 추구해온 인물들 일색이다. 그들에게는 보수란 간판과 포장이, 역겨운 악취를 풍기며 느릿느릿 흘러가는 더럽고 시커먼 똥물을 시민들 눈에서 감쪽같이 감춰준 청계천의 복개도로와 같은 기능을 맡아온 이유에서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한국사회에서의 보수는 김규항이 이미 오래전에 날카롭게 갈파한 바대로 고상한 정치적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너절한 물질적 욕망의 분출일 따름인 것이다.


쓰레기에는 보통 두 종류가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 우리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통상적으로 폐기물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보수는 재활용이 안 되는 것으로 진즉에 판명된 쓰레기에 불과하고, 쓰레기는 반드시 제때 치워야만 한다. 불결한 쓰레기더미 속에서 장미꽃은 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이 생활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보수를 참칭해온 쓰레기들이 더 늦기 전에 사라져야 야당이 살고, 나라가 살고, 최종적으로는 인민이 산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0월 초 수출입 모두 감소… 무역수지 5억 달러 적자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입은 22.8% 줄어든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조업일수 감소(3.5일)로 인해 전체 수출입 규모는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7.8억 달러) ..
  2.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첫 수출…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첫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한국 발전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
  3. 한국, 일본보다 AI 더 쓴다...‘한국 직장인 65% 이상 AI 경험’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 Guru (https://pdfguru.com/ko)가 한국의 틸리온 프로, 일본의 Freeasy24와 협력해 한국과 일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조사 결과, 한국이 AI 활용 경험과 학습 의지 모두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인지도, 사용 경험, 활용 목적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이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Chat GPT(챗지피티)...
  4. 에쓰-오일 세븐 ‘피치스 런 유니버스’서 모터스포츠 팬 접점 확대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의 엔진오일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이 12일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25 피치스 런 유니버스’에 참여해 현장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는 자동차 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가 주최한 행사로, 세계 최대 스포츠쇼인 F1(포뮬러원) 레이싱카 주행을 ...
  5. 구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AI 혁신의 새로운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공개 구글 클라우드는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 고객 경험, 혁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직관적인 제미나이 채팅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6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6. IBK기업은행, 헝가리 개발은행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 체결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개발은행(MFB)과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외 통상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과 판로 다각화 지원을 위해 체결됐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성이 높은 거점이...
  7. KB금융,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일, 지난해 KB금융의 ESG 경영활동을 담은 ‘2024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를 통해 총 6조654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매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