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고상진③ “문재인 정부, 전북 땅값은 확실히 안정시켜”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7-27 15:06:19

기사수정
  • 전라북도에서는 1시간 거리 안에 바다와 계곡과 서울이 모두 나온다
전라북도는 비주류 지역 중의 비주류 지역이다. 호남이 한국에서 비주류의 설움을 오랫동안 겪어왔다면, 전북은 호남 안에서도 전남광주와 견주어 오랜 세월 비주류로 통해왔기 때문이다.

고상진 시시평론가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일 전라북도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제껏 생활해왔다. 그럼에도 그는 ‘모태 비주류’들에게 자주 발견되기 일쑤인 고질적인 체념과 비관론, 그리고 만성화된 패배주의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정치인 고상진 또는 시사평론가 고상진의 이념이 진보적인지 아닌지는 필자로서는 아직은 정확히 파악하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만은 틀림없을 듯싶다. 인간 고상진의 성격은 매우 진취적이라는 사실 말이다.

김현미 장관은 전북지사로 와야

 

고상진 시사평론가는 고향인 전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스스럼 없이 드러냈다. (사진 김대희 기자)

공희준(이하 공) : 침체된 전북 정치에, 퇴조하는 호남 정치에 다시금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고상진 시사평론가님과 같은 세대교체의 주역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고상진 시사평론가는 올해 4월의 21대 총선에서 익산갑 지역구에 민생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다.

 

고상진(이하 고) : 저는 시사평론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실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저는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자기 색깔이 있다는 것은 이단아처럼 돌출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말과 행동을 기성 정당의 위계질서에 짓눌려 못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의 편에 서서 소신 있게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소신 있는 말과 행동이야말로 나날이 노쇠해지는 호남 정치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상진 평론가가 강력히 문제를 제기한 대목인 호남 정치의 노쇠화는 단지 생물학적 연령이 높아지는 현상만을 가리키지는 않을 것이다. 공천권을 장악한 당 지도부의 통제와 명령에 거수기 같이 무기력하게, 로봇처럼 일사불란하게 영혼 없이 복종하는 거대 양당의 초재선 국회의원들은 몸은 젊을지 몰라도 이미 의식에서는 칙칙한 꼰대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공 : 요즘 서울 땅값, 범위를 좁히면 강남 집값 때문에 난리가 아닙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 폭등으로 말미암아 전북에 살고 계신 분들은 박탈감이나 소외감, 혹은 좌절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아니면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남의 나라 일로 여기시나요?

 

고 : 전북도민의 입장에서 솔직히 답변을 드리자면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들입니다. 무슨 아파트 한 채에 어떻게 수십억 원이 나갈 수가 있습니까? 전라북도에서는 전혀 공감할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공 :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씀이시네요?

 

고 : (한숨 섞인 말투로) 실감이 안 나죠. 

 

공 : 그렇다면 분노하기조차 힘들겠네요?

 

고 : (크게 손사래를 치며) 아닙니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분노는 당연히 하지요. 박탈감 때문에…. 20년 전쯤만 해도 2~3억이면 샀던 아파트가 지금은 그 열배가 되었으니 분노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전주시를 예로 들자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공 : 문재인 정부가 다른 곳은 몰라도 전라북도의 부동산만은 확실하게 안정시켰네요.

 

고 : (씁쓸한 듯이) 안정돼 있습니다. 안정되어도 아주 안정돼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 전북 지역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전라북도 도자사로 영입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공 : 김현미 장관이 전북에도 좌표 찍어주시라고요? (웃음)

 

고 : 전라북도도 아파트값 좀 올라야 하니까요. (웃음) 전라북도의 집값은 그리 높지가 않습니다. 아파트를 장만하기를 바리는 국민들께서는 본인이 원하는 평수와 가격대의 아파트를 전북에서라면 별 무리 없이 마련할 수가 있습니다.

 

김현미 장관이 언론 앞에 나타서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규제의 표적이 된 지역들의 주택 가격이 어김없이 크게 뛰었다. ‘김현미의 저주’인지 ‘김현미의 승은(承恩)’인지 국민들은 헷갈릴 지경이었다.


익산과 전주에는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 있어



공 : 고상진 시사평론가님은 우리나라 정치권 기준으로는 아직 청년세대로 호명될 수 있습니다. 청년 정치인과의 인터뷰는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나야 명실상부한 유종의 미가 되겠지요. 그래서 희망을 주는 긍정적 메시지 하나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서울’에 모두걸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울의 대안으로 전북을 권유하는 말씀을 인터뷰의 결론 삼아 해주시길 바랍니다.

 

고 : 전주와 익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슬로우 시티(Slow City)’입니다. 삶의 질을 기준으로 따지면 매우 빼어난 도시들입니다. 그러므로 여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전라북도를 꼭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익산을, 전주를 들른 방문객들마다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공 : 어떤 말씀인가요?

 

고 : 1시간 거리에 넓은 바다가 있다는 것입니다. 1시간 거리에 맑은 계속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시간 안에 서울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라북도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매우 우수한 장점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서울에 살아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익산이나 전주로 이주해 정착하는 방안을 한번쯤 진지하게 고려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서울의 아파트 팔면 손에 거금을 쥐게 되잖아요.

 

공 : 저희 서남투데이가 주로 취재하는 지역인 서울 서남권이 강남권과 비교하면 이른바 마이너 동네들입니다. 그럼에도 구로나 금천, 또는 강서나 양천에 있는 집을 팔고 전북으로 이사하면 단번에 지역 유지가 되는 셈이네요?

 

고 : 전북에서 바라보면 강남은 사실상 남의 나라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세상입니다. 더욱이 서울시민들은 잘 느끼지 못하시겠지만 지방으로 불려온 지역의 눈높이에서는 서울의 강남과 비강남 사이에 본질적으로 차별성이 없습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렇다면 서울을 동경 반, 질투 반의 시선으로 바라볼 영남이나 호남은 천박하지조차도 못하다는 소리가 된다. 이해찬의 발언이 서울에 대한 폄하이기 이전에 지방에 대한 전폭적 모독인 까닭이다. 덧붙이자면, 그 천박한 서울의 일부인 관악구의 유권자들이 친노의 좌장이자 친문의 거두인 이해찬에게 무려 네 번씩이나 금배지를 달아줬다.

 

서울에 있는 집을 팔아 전라북도로 이사를 오시면 굉장히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러한 선택을 신중하게 고민해주시기를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1시간 거리에 바다, 1시간 거리에 계곡, 1시간 거리에 서울 강남이 나오는 곳, 바로 전라북도입니다.

 

공 : 궁극적으로, 익산에 상진스테이트, 상진팰리스, 상진파크를 세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오늘 즐겁고 유익한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 : 지루한 얘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셔서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고상진 시사평론가는 1973년 익산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민생당에서 대변인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시사평론가 겸 데이터정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전북대학교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영등포구, 생계 위기 구민 위한 ‘그냥드림’ 시범 운영 영등포구가 생계 위기 주민에게 기본 먹거리를 제공하는 ‘그냥드림’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영등포구는 지난 1일부터 생계가 갑작스럽게 어려워진 구민에게 무료로 먹거리 꾸러미를 지원하는 ‘그냥드림’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시기에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긴급 먹거리 지원 정책을 보건..
  2. 구로구,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4개월간 시행 구로구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다.5일 구로구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간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겨울철 난방 사용 증가와 기상 여건 악화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아지는 시기에 집중 저감 조치를 시행해 미세먼지 농도와 발생 빈도를 낮추는 제도다.구는 올해 계...
  3. 소방청 ‘119안심콜’ 정부혁신 왕중왕전 대통령상…재난안전망 강화 성과 소방청이 119안심콜 서비스를 재난 전 영역으로 확대한 혁신사례로 ‘2025년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소방청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열린 올해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나의 첫 번째 안심보호자, 119안심콜’ 사례가 최고상인 대통령상(금상)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정부혁신 왕중왕전은 매.
  4. 해양수산부, 8일부터 부산 이전 본격 착수…21일 완료 목표 해양수산부가 8일부터 약 2주간 세종청사에서 부산청사로 이전 작업을 시작해 21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해양수산부는 8일 “해양수도권 조성의 마중물이 될 부산 이전을 이날부터 본격 추진한다”며 이전 일정과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이사업체는 지난 11월 CJ대한통운으로 확정됐으며, 5톤 트럭 249대와 하루 ...
  5. 정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추진…“좌석 확대·안전성 강화” 국토교통부가 고속열차 좌석 부족과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KTX와 SRT 통합을 골자로 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하고 2026년부터 단계적 통합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국토교통부는 코레일·SR 노사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원화된 고속철도 체계를 하나의 경쟁력 있는 통합 구조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6. 경기도, 화물운수분야 평가 최우수에 의정부시…군부대 유휴지 주차장 조성 호평 경기도는 8일 올해 처음 실시한 ‘2025년 화물운수분야 시군 평가’에서 의정부시를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하고 화물차 주차 해소와 불법행위 단속 등 7개 분야의 행정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경기도는 화물운수 행정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화물자동차 등록·관리, 주차환경 개.
  7. 서울 시민커뮤니티, 외로움 줄이고 지역 연결 강화…평생학습 안전망으로 확산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8일 ‘2025년 서울시민대학 시민커뮤니티 운영사업’이 79개 팀, 443명의 참여 속에 마무리되며 시민의 사회적 고립 완화와 지역 연결망 확대에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시민 주도의 자발적 학습공동체를 육성하는 시민커뮤니티 운영사업을 통해 올해 사회적 고립 대응과 평생학습 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