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8년 만에 자리 옮긴 수요시위···“빼앗기고 가슴 찢겨도 이 자리 있겠다”
  • 이유진 기자
  • 등록 2020-06-24 19:24:07

기사수정
  • 이나영 이사장,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우리 곁 다시 서 주길 소망”
  • 수요시위 참석자, “수요시위 모욕 방해 즉각 중단하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참석자들이 빗줄기 속 일본에게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28년 간 매주 수요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던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보수단체의 위치 선점으로 처음 시위 장소를 옮겨 진행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장소에서 남서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개최됐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제1145차 수요시위에서 “1992년 1월 8일 일본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된 수요시위는 피해생존자들이 직접 참석하고 주도하며 범죄 사실 인정, 공식 사죄, 진상 규명, 법적 배상, 위령과 역사 교육을 외쳤던 수요시위이다”며 수요시위가 갖는 의미에 대해 초점을 맞춰 경과보고를 이어나갔다. 

 

이 이사장은 수요시위 자리를 보수단체에게 선점당한 것에 대해 “‘평화의 소녀상’을 가운데 두고 다가갈 수 없는 슬픔의 협곡을 지켜보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뿌리 채 흔드는 반역사적, 반인권적 행태가 무자비하게 슬픈 오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려나고 빼앗기고 탄압받고 가슴이 찢기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이 자리에 있겠다”며 “여러분들이 함께하는 한 이 자리는 계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이용수 인권운동가, 길원옥 인권운동가를 언급하며 “어지러운 시간을 잘 견뎌 내시고 다시 우리 곁에 우뚝 서 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하며 마무리 지었다. 

 

수요시위에 참여한 참가자들도 “수요시위 모욕 방해 즉각 중단하라”며 보수단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언론들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펜대가 살인무기가 될 수 있다”며 “말 던져놓고 아님 말고라는 식의 행동을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요시위 참석자들은 거센 빗줄기에도 굴하지 않고 커다란 함성으로 수요시위를 지지했다. 


수요시위가 열리는 바로 반대편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이 정의기억연대 해체와 윤미향 의원 수사를 촉구하는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수요시위 장소를 먼저 선점한 자유연대를 비롯한 보수단체 관계자 100여명은 이날 소녀상 곁에서 “정의연은 해체하라”며 구호를 외치는 등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집회 무대차량을 설치하고 정의연 해체와 윤미향 의원 수사를 촉구했다.

 

당분간 수요시위는 보수단체 자유연대의 집회 신고 선점으로 오는 7월 15일까지 소녀상 앞이 아닌 인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집회는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보수단체 100여명, 수요시위 참석자 100여명 등이 참석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 경찰 400여명을 투입했다. 각 집회 사이에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0월 초 수출입 모두 감소… 무역수지 5억 달러 적자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입은 22.8% 줄어든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조업일수 감소(3.5일)로 인해 전체 수출입 규모는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7.8억 달러) ..
  2.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첫 수출…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첫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한국 발전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
  3. 에쓰-오일 세븐 ‘피치스 런 유니버스’서 모터스포츠 팬 접점 확대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의 엔진오일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이 12일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25 피치스 런 유니버스’에 참여해 현장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는 자동차 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가 주최한 행사로, 세계 최대 스포츠쇼인 F1(포뮬러원) 레이싱카 주행을 ...
  4. KB금융,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일, 지난해 KB금융의 ESG 경영활동을 담은 ‘2024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를 통해 총 6조654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매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
  5. 구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AI 혁신의 새로운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공개 구글 클라우드는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 고객 경험, 혁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직관적인 제미나이 채팅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6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6. 한국, 일본보다 AI 더 쓴다...‘한국 직장인 65% 이상 AI 경험’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 Guru (https://pdfguru.com/ko)가 한국의 틸리온 프로, 일본의 Freeasy24와 협력해 한국과 일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조사 결과, 한국이 AI 활용 경험과 학습 의지 모두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인지도, 사용 경험, 활용 목적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이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Chat GPT(챗지피티)...
  7. IBK기업은행, 헝가리 개발은행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 체결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개발은행(MFB)과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외 통상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과 판로 다각화 지원을 위해 체결됐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성이 높은 거점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