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가 6·25전쟁 전사자 5명의 유품 81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당시 전장의 흔적을 담은 유품을 다시 역사 속으로 되살렸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 `6 · 25 전사자의 총알이 장전된 소총` 영상 갈무리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6·25전쟁 전사자인 고(故) 조도형 하사 등 5명의 유품 81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2023년부터 국유단의 요청을 받아 대형 화기류를 비롯한 고난도 발굴 유품 약 30건의 보존처리를 수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 기관이 6·25전쟁 전사자 유품의 체계적인 보존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장기간 보관돼 있던 신원 확인 전사자 유품을 선별해 본격적인 보존·분석 작업을 추진했다.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계급장과 화기류, 철모 부속품, 응급치료키트 등 개인 보급품이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철모 부속품에서는 `UNITED` 각인과 코팅 재료가 확인돼 제작 국가와 보급 시기 등을 규명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한 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총탄과 탄피를 대상으로 비파괴 조사와 성분 분석도 지원해 유품의 역사적 가치를 높였다.
가장 눈길을 끈 유품은 당시 24세였던 고 조영호 일병이 사용했던 M1 개런드 소총이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이 소총의 탄창 안에는 장전 가능한 최대 수량인 실탄 8발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안전장치도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총 겉면에는 탄흔까지 남아 있어 전투가 얼마나 긴박하게 전개됐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센터는 올해 6월부터 내년 말까지 진행되는 2차년도 사업을 통해 고 전승남 이등중사 등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6명의 유품과 대형 총기류 10점, 흑백사진 등을 포함한 총 74점을 추가로 보존처리할 계획이다. 특히 출토 사례가 드문 흑백사진은 일부 인물의 신원 확인 가능성도 있어 보존처리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보존처리 과정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6·25 참전용사 고 신인균 대령의 아들인 배우 신현준이 특별출연해 보존처리된 M1 개런드 소총을 직접 살펴보고 연구진으로부터 보존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현준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소총 내부에 남아 있는 실탄을 확인한 뒤, 참전용사 유가족의 입장에서 담당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앞으로도 유해 발굴 유품에 대한 보존처리를 지속해 보훈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호국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