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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생물 피난처’ 풍혈지 보전 시급…희귀식물 82종 확인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6-05-22 12: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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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수목원,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맞아 풍혈지 생태 가치와 보전 필요성 강조
  • 전국 주요 풍혈지 25곳서 관속식물 1,203분류군 확인, 한반도 전체의 30.3%
  • 북방계·냉량성 식물 장기 생존 돕는 기후 피난처…훼손 땐 국지적 소멸 우려

기후변화로 북방계·냉량성 식물의 서식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풍혈지가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풍혈지 내 주요식물 `월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22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주요 풍혈지가 희귀·특산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 공간이라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은 기후위기 속에서 풍혈지가 생물종의 생존을 돕는 ‘기후 피난처’ 역할을 하는 만큼 체계적인 보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풍혈지는 암괴가 쌓인 사면에서 형성되는 특수 지형이다. 여름철 지하의 찬 공기가 바깥으로 분출되면서 주변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독특한 미기후 환경을 만든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저지대에서는 살아가기 어려운 북방계 식물과 냉량성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미세서식 환경이 조성된다.

 

국립수목원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전국 주요 풍혈지 25개소에서는 총 1,203분류군의 관속식물이 확인됐다. 이는 한반도 전체 관속식물 3,975분류군의 30.3%에 해당하는 규모다. 풍혈지 주변이 단순한 특수 지형을 넘어 국내 식물 다양성을 떠받치는 중요한 서식처라는 점을 보여준다.

 

확인된 식물 가운데 희귀식물은 82분류군, 특산식물은 61분류군이었다. 한반도 북방계 식물도 212분류군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백작약과 복주머니란 등 희귀식물, 병꽃나무와 할미밀망 등 특산식물, 야광나무와 돌단풍, 주저리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이 풍혈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숫자로 보는 풍혈지의 식물다양성

특히 일부 희귀·특산식물은 1~2개 풍혈지에서만 확인됐다. 분포 범위가 매우 제한적인 만큼 풍혈지가 훼손되거나 미기후 환경이 변하면 개체군 감소는 물론 국지적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 풍혈지 보전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풍혈지는 저지대에서도 북방계·냉량성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기온 상승으로 기존 서식지가 부적합해지는 상황에서도 일부 식물이 장기간 살아남을 수 있는 완충 공간이 되는 셈이다.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기능 때문에 풍혈지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기후 피난처’로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풍혈지를 둘러싼 생태환경은 점차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기온 상승과 탐방객 증가, 개발 압력, 외래식물 유입과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풍혈지의 미기후와 식생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풍혈지의 특성상 환경 변화에 민감한 식물이 많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과학적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보전연구과 신현탁 과장은 “풍혈지는 기후위기 시대에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태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혈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체계적인 보전과 연구를 통해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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