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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연구팀, 폭염 이해와 기후대응 정책 수립 위한 연구 성과 내놔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6-05-08 14: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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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홍 교수팀, 이화여대-멜버른대 연구팀과 탄소배출 속도에 따른 폭염 위험성 차이 규명해

탄소배출 목표량 도달 속도에 따른 지역별 극한 폭염 위험의 차이를 보여주는 개념도

건국대학교 박인홍 교수(사회환경공학부) 연구팀이 탄소배출 목표량에 도달하는 ‘속도’가 지역별 기후위험, 특히 극한 폭염 위험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동일한 누적 탄소배출량과 유사한 지구평균기온 상승 조건에서도, 탄소배출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육지 온난화와 폭염 노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IF=12.5)에 4월 29일 자로 게재됐다.

 

기존 기후정책은 주로 누적 탄소배출량과 지구 평균기온 사이의 관계를 바탕으로 인류가 추가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총량인 ‘탄소예산’을 계산해 왔으며, 이를 통해 파리협정의 1.5℃ 또는 2℃ 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해 왔다. 그러나 실제 기후 시스템은 바다와 대기, 육지 등이 서로 다른 속도로 열을 흡수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더라도 얼마나 빠르게 배출했는지에 따라 지역별 기후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총 29개의 ‘CMIP6 지구시스템모델’을 활용해 동일한 탄소배출 목표량에 천천히 도달하는 경우와 빠르게 도달하는 경우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두 경로의 누적 탄소배출량은 각각 약 1024 PgC와 1021 PgC로 거의 동일했으며,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중 목표 탄소배출량에 빠르게 도달하는 경로에서 대부분의 육지 지역에서 더 강한 온난화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준 46개 육상 지역 가운데 탄소배출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로상의 37개 지역(약 80%)에서 ‘연중 최고 일최고기온’(TXx)이 더 크게 증가했으며, 39개 지역(약 85%)에서는 극한 폭염에 노출되는 면적이 더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 육지 평균 TXx 증가폭 역시 목표 탄소배출량에 빠르게 도달하는 경로에서 2.66℃로, 느린 경로의 2.46℃보다 높게 나타났다. 극한 폭염 노출 면적도 빠른 경로에서는 35.7%로 나타나, 느린 경로의 31.7%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해양의 열 흡수 속도 차이를 제시했다. 탄소배출이 천천히 진행되는 경로에서는 바다가 더 오랜 시간 열을 흡수하면서 더 많은 열을 내부에 저장할 수 있다. 반면 탄소가 빠르게 배출되면 심층 해양이 열을 충분히 흡수하기 전에 더 많은 에너지가 대기와 육지에 남게 되고, 이로 인해 대기 온난화와 육지 폭염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느린 배출 경로에서는 바다가 흡수해 저장한 열의 양이 더 많았던 반면, 빠른 경로에서는 대기 온난화가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구조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탄소중립 및 기후완화 정책에서 단순히 ‘얼마나 탄소를 줄일 것인가’뿐 아니라 ‘어떤 속도와 경로로 줄여 나갈 것인가’ 역시 중요한 정책 변수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누적 탄소배출량 감소나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같은 최종 목표뿐 아니라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도 실제 기후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아프리카, 중동, 남미 일부 지역처럼 폭염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배출 경로에 따라 실제 기후위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향후 기후위험 평가와 적응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홍 교수는 “같은 탄소예산에 도달하더라도 배출이 빠르게 누적되면 해양이 열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육지와 대기에 더 강한 온난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탄소중립 정책은 총배출량뿐 아니라 배출이 어떤 속도와 경로로 진행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 박인홍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예상욱 교수와 호주 멜버른대학교(The University of Melbourne) 앤드류 킹(Andrew D. King)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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