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기남② “광명에서도 큰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
  •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19-06-30 16:58:29

기사수정
  • 유능한 정치인은 결과까지도 책임지는 사랑을 하는 사람
‘만기친람’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깨알 리더십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표준적 리더십으로 자리 잡아왔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국가지도자의 대부분이 큰 틀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주는 유형의 인물들이었음을 감안하면 국민 입장에서 그리 달갑고 유쾌한 현상은 아닐 게다.

필자는 김기남 바른미래당 광명시갑 지역위원장과의 인터뷰를 계획하면서 그가 시시콜콜할 문제에 이르기까지 구체적 사항들을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필자의 예측과는 달리 세세한 지역 현안들 대신에 종교와 철학 같은 추상적이면서도 큰 얘기들을 해나갔다.

작은 얘기들은 들을 때는 고개를 주억거리게 한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금방 잊히는 경우가 많다. 큰 얘기들은 듣는 순간에는 사람을 조금은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법이다. 김기남의 큰 얘기가 광명시민들의 귓가에도 계속 맴돌게 될지 주시해보자.

종교와 정치는 사랑에서 만난다


김기남 위원장은 자신이 심취한 선불교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나가는 파격을 보였다. (사진=김대희 기자)

김기남 : 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금은 특이합니다. 제가 처음에 관심을 기울인 문제는 ‘깨달음’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선불교에 관해서였습니다.


김기남 위원장이 인터뷰에 앞서서 필자에게 보내온 자기소개문에는 정치인이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손해가 되면 되었지, 이득이 되지는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주의와 이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솔직히 얘기하는 게 국민들을 향한 예의이자 도리라는 맥락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구두로 이뤄진 답변에서는 이러한 설명이 들어가지 않은 터라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명기해두는 바이다.


제가 선불교를 공부하다 보니까 “중도를 아는 자는 부처님을 뵙는다”는 제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평상심이 도(道)”라는 깨우침도 체득했습니다. 궁금했던 ‘공안(公案)’들이 이처럼 하나하나 풀려가면서 중도를 깨치면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결론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는 모든 종교의 종착지에는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정치가 지향해야만 할 목표도 사랑이어야만 합니다. 사랑이야말로 종교와 정치가 만나고, 정치와 종교가 맞물리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자 저는 비로소 제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좀 더 깊이 생각해보니 저 혼자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건 진정으로 편안한 삶이 될 수 없다는 또 다른 깨우침에 도달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만 하겠다는 더 크고 야무진 소망을 가슴속 깊이 품게 되었습니다.


불교에서 지장보살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지옥에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남아 있으면 나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극락세계를 또는 천국을 먼 데서 찾거나 구하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극락세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고 결의를 다져야 합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을 만인이 행복하고 편안한 곳으로 바꾸는 게 정치의 역할이고, 정치인의 의무입니다. 천국은, 극락은, 유토피아는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곳인 이유에서입니다.


올바른 정치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정치


소속정당의 낮은 지지율과 약한 당세는 김기남의 낙관론과 자신감을 조금도 꺾지 못했다. (사진=김대희)저는 사랑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세상이 밝아질 수 있다고,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봉 거사가 생전에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는 도인이 하는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백봉 거사로 세간에 더 잘 알려진 김기추 거사는 1908년에 태어나 1985년에 타계한 인물로 소년 시절에는 일제에 항거하는 동맹휴업의 주동자로 지목돼 부산상고에서 퇴학당하기도 했다. 그는 출가하지 않아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상과 신념을 피력한 대표적인 재야 불교인으로도 유명하다.


저는 그 얘기를 접하고는 몹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속을 멀리해야만 할 도인이 외려 정치에 뛰어든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백봉 거사가 가리킨 도는 다름 아닌 중도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의 혜안과 탁견에 저절로 무릎을 치게 됐습니다.


사랑은 의도로서의 사랑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결과로서의 사랑 역시 되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한 결과로 그 사람이 도리어 더 힘들고 불행해졌다면 그건 참다운 사랑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세상의 수많은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라고 말해야만 할 때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단호함과 과감한 또한 요구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달라고 하는 대로 무조건 주는 지나친 대중영합주의(Populism)가 심각하게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안 된다고 해야 할 때 “안 된다”고 말하는 용기와 배짱을 가진 정치인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진 소중한 국가예산이 방만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익단체들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요구에 굴복해 정부여당이 나랏돈을 마치 자기 돈처럼 마구잡이로 퍼주고 있습니다. “떼쓰면 다 된다”는 그릇된 통념과 풍조를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서 온 나라에 만연시킨 것입니다. 달라는 대로 다 주고, 퍼줄 수 있는 건 다 퍼주는 건 도를 깨친 사람의 행동이 아닙니다. 중도를 아는 사람의 자세도 아닙니다. 사랑의 결과까지도 책임지는 참다운 사랑의 태도가 아닙니다.


국가의 장기적 미래와 국민 전체의 보편적 행복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는 정치인이라면 특정한 이익집단의 요구와 압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의연하고 당당하게 “안 된다”라고 응수해야만 합니다. 저는 그런 정치가 진짜 큰 정치라고 봅니다. 그런 정치를 하는 인물이 진정으로 큰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큰 정치만이, 큰 정치인만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선진민주국가로 도약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것도, 우리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일도 그 근본적 원인은 잘못된 정치와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가 바로서고, 정치인들이 반성하고 분발해야 나라가 평안해지고, 국민이 행복해지기 마련입니다.


정치를 바로세우는 저력이, 정치인의 반성과 분발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겠습니까? 다름 아닌 국민들로부터 비롯됩니다. 저는 우리 광명시의 유권자들께서 그런 힘을 발휘해 광명에서도 큰 정치인이 나타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권자들은 지혜롭고 현명합니다. 저는 광명시민들께서 가슴에 사랑이 꽉 찬 정치인을, 동기와 의도의 사랑에 더해서 책임과 결과로서의 사랑까지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정치인을 내년 총선에서 이 지역의 선량으로 꼭 뽑아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정치인이 이곳 광명을 국회에서 대표하게 된다면 광명의 더 큰 발전과 성장도, 우리나라의 더 나은 번영과 미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저는 희망을 갖고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희준 : 흥미롭고 유익한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기남 : 진지하게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기남 위원장은 1964년 충남 부여군에서 태어났다. 대학은 의과대학을 나왔고, 대학원은 정치대학원을 다녔다. 문화유산 회복 운동과 자영업자 연대 운동 같은 다양한 활동을 시민사회에서 펼쳐왔으며. 현재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 부근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면서 바른미래당 광명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0월 초 수출입 모두 감소… 무역수지 5억 달러 적자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입은 22.8% 줄어든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조업일수 감소(3.5일)로 인해 전체 수출입 규모는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7.8억 달러) ..
  2.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첫 수출…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첫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한국 발전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
  3. 에쓰-오일 세븐 ‘피치스 런 유니버스’서 모터스포츠 팬 접점 확대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의 엔진오일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이 12일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25 피치스 런 유니버스’에 참여해 현장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는 자동차 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가 주최한 행사로, 세계 최대 스포츠쇼인 F1(포뮬러원) 레이싱카 주행을 ...
  4. 한국, 일본보다 AI 더 쓴다...‘한국 직장인 65% 이상 AI 경험’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 Guru (https://pdfguru.com/ko)가 한국의 틸리온 프로, 일본의 Freeasy24와 협력해 한국과 일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조사 결과, 한국이 AI 활용 경험과 학습 의지 모두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인지도, 사용 경험, 활용 목적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이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Chat GPT(챗지피티)...
  5. 구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AI 혁신의 새로운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공개 구글 클라우드는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 고객 경험, 혁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직관적인 제미나이 채팅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6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6. IBK기업은행, 헝가리 개발은행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 체결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개발은행(MFB)과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외 통상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과 판로 다각화 지원을 위해 체결됐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성이 높은 거점이...
  7. KB금융,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일, 지난해 KB금융의 ESG 경영활동을 담은 ‘2024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를 통해 총 6조654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매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