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안마도, 40년 ‘사슴과의 전쟁’ 드디어 끝맺음!… 외래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임박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5-04-28 09:45:41

기사수정
  • 국민권익위 제도 개선 권고 1년 만에 환경부·농식품부 후속 조치 결실
  • 생태계 파괴, 농작물 피해 주범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가축 유기 시 처벌 강화 추진

전라남도 영광군 안마도에서 40여 년간 이어져 온 ‘사슴과의 전쟁’이 마침내 종식될 전망이다.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래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예정이며, 가축 유기자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도 추진된다.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래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가 무단 유기 가축 처리에 대한 제도 개선을 환경부(장관 김완섭)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에 권고한 이후 두 부처가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이행한 결과다.

 

권익위는 당시 안마도 꽃사슴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생태계 교란 실태 조사를 환경부에 권고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대상 동물 지정 여부 등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농식품부에는 가축 사육업 등록 취소 또는 폐업 시 가축 처분 의무화 규정과 가축 유기자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을 권고했다.

 

꽃사슴은 1950년대 이후 경제적 목적과 전시를 위해 대만과 일본에서 수입된 외래종이다. 특히 안마도의 경우, 1980년대 중후반 한 축산업자가 사육하던 꽃사슴 10여 마리를 무단으로 유기한 이후 급격하게 번식하여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농작물 피해를 야기해 왔다. 명확한 법적 근거 부재로 개체 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환경부의 꽃사슴 생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안마도에는 937마리, 굴업도에는 178마리의 꽃사슴이 서식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의 전국 평균 서식 밀도(7.1마리/㎢)와 비교했을 때 안마도는 약 23배(162마리/㎢), 굴업도는 약 15배(73마리/㎢)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이는 꽃사슴의 과밀 서식으로 인해 안마도의 초지와 숲 지역이 불모지로 변하는 등 심각한 식생 파괴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는 꽃사슴은 초본류, 열매, 나무껍질 등을 무분별하게 섭식하여 자생식물 고사와 식생 파괴를 촉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라니, 산양, 노루 등 토종 야생동물과의 먹이 및 서식지 경쟁을 유발하며 고유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안마도에서는 최근 5년간 약 1억 6천여만 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꽃사슴이 사람에게 질병을 전파할 수 있는 진드기의 주요 숙주라는 점이다. 환경부가 안마도, 난지도, 굴업도 등에서 채집한 진드기 시료 25점 중 22점에서 사람에게 감염 우려가 있는 리케차(Rickettsia) 병원체가 확인됐다. 리케차 병원체 감염 시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폐렴 등으로 악화되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에 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피해 발생 시 지자체에 포획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포획 외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 제한적으로 포획이 허용된다.

 

한편, 안마도 꽃사슴과 같은 가축 유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국회에는 가축 사육업자가 가축을 유기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그동안 명확한 규정 부재로 방치되어 온 문제들이 국민권익위의 조정과 두 부처의 협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여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중재함으로써 국민 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안마도 주민들의 오랜 고통이 해소되고, 섬 생태계 보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소방청 ‘119안심콜’ 정부혁신 왕중왕전 대통령상…재난안전망 강화 성과 소방청이 119안심콜 서비스를 재난 전 영역으로 확대한 혁신사례로 ‘2025년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소방청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열린 올해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나의 첫 번째 안심보호자, 119안심콜’ 사례가 최고상인 대통령상(금상)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정부혁신 왕중왕전은 매.
  2. 해양수산부, 8일부터 부산 이전 본격 착수…21일 완료 목표 해양수산부가 8일부터 약 2주간 세종청사에서 부산청사로 이전 작업을 시작해 21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해양수산부는 8일 “해양수도권 조성의 마중물이 될 부산 이전을 이날부터 본격 추진한다”며 이전 일정과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이사업체는 지난 11월 CJ대한통운으로 확정됐으며, 5톤 트럭 249대와 하루 ...
  3. 정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추진…“좌석 확대·안전성 강화” 국토교통부가 고속열차 좌석 부족과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KTX와 SRT 통합을 골자로 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하고 2026년부터 단계적 통합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국토교통부는 코레일·SR 노사와 소비자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원화된 고속철도 체계를 하나의 경쟁력 있는 통합 구조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4. 서울 시민커뮤니티, 외로움 줄이고 지역 연결 강화…평생학습 안전망으로 확산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8일 ‘2025년 서울시민대학 시민커뮤니티 운영사업’이 79개 팀, 443명의 참여 속에 마무리되며 시민의 사회적 고립 완화와 지역 연결망 확대에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시민 주도의 자발적 학습공동체를 육성하는 시민커뮤니티 운영사업을 통해 올해 사회적 고립 대응과 평생학습 기..
  5. 경기도, 화물운수분야 평가 최우수에 의정부시…군부대 유휴지 주차장 조성 호평 경기도는 8일 올해 처음 실시한 ‘2025년 화물운수분야 시군 평가’에서 의정부시를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하고 화물차 주차 해소와 불법행위 단속 등 7개 분야의 행정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경기도는 화물운수 행정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화물자동차 등록·관리, 주차환경 개.
  6. KB스타뱅킹, 현역 병사 전용 멤버십 ‘KB밀리터리 클럽’ 출시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이 KB스타뱅킹에서 군 생활에 유용한 콘텐츠와 혜택을 제공하는 현역 병사 전용 멤버십 ‘KB밀리터리 클럽’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인다. ‘KB밀리터리 클럽’은 현역 병사들이 복무 기간 활용할 수 있는 금융·비금융 혜택과 참여형 챌린지를 즐길 수 있는 맞춤형 멤버십 서비스다. KB스타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
  7.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전자상거래 간소화를 위한 ‘IBK상거래원스톱 서비스’ 출시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은 지난 5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업무 간소화를 지원하는 ‘IBK상거래원스톱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부터 가상계좌 기반의 자동 수납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유료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엑셀로 수기 관리하는 기업의 업무를 간소화하는 것...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