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제주4·3사건, `4·3사건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족관계 회복의 길 열려
  • 강기중 기자
  • 등록 2024-01-10 11:21:04

기사수정
  • 희생자·유족의 흐트러진 가족관계 바로 잡을 수 있는 특례 도입
  • 사실혼 배우자나 입양신고를 하지 못한 양자는 혼인·입양신고 가능

행정안전부는 제주4·3사건으로 인해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는 특례를 담은 `4·3사건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제주4 · 3사건으로 인해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는 특례를 담은 `4 · 3사건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과거 4.3사건 희생자와 유족은 사회적 여건상 희생자의 가족, 혈육임을 당당하게 밝힐 수 없어 가족관계의 왜곡이 심하였을 뿐 아니라 희생자 보상금이 실제 유족에게 지급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번 4·3사건법 개정은 이러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민법상 혼인, 입양신고 등에 관한 특례를 담은 최초의 사례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첫째, 4·3사건의 피해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희생자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었던 사람은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희생자의 양자로서 입양 신고를 하지 못한 사람도 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입양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현행법에도 4·3사건 희생자에 대해 인지청구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특례기간을 2년 더 연장하였고 희생자·유족의 편의를 위해 친생자관계존부 확인의 소도 함께 제기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하였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법 시행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실효적인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 절차와 세부 내용 등을 담은 시행령을 오는 7월 법 시행 전까지 개정할 계획이다.

 

이상민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은 4·3사건 희생자와 유가족분들, 제주 지역사회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는 앞으로도 4·3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가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4·3사건법 개정으로 인한 가족관계 회복 사례

 

# 사례1 : A씨와 B씨는 제주4·3사건 발생 전인 1947년부터 함께 생활하였고 1년 뒤 아이 C를 출산하였다. 당시에는 혼인과 출생신고를 제때 하는 관행이 확립되지 않아 이들 부부도 혼인 및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다. 그러던 중 제주4‧3사건으로 남편 A씨가 1949년 사망하여 혼인신고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아울러, 4‧3사건 희생자의 가족으로 기록되면 연좌제 피해를 겪게 될 것을 우려하여 자녀 C를 남편의 형의 자녀로 입적시키고, B씨 홀로 C를 양육하였다. 이번 법 개정으로 B씨는 A씨와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되어 법률혼 관계를 인정받게 되었고 자녀 C도 A와 B씨의 자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 사례2 : 장남이었던 김씨는 배우자 이씨와 사이에 직계비속 없이 제주4·3사건으로 사망하였다. 이에, 김씨의 부모와 배우자 이씨는 가계를 잇기 위해 김씨 남동생의 자녀A를 김씨와 이씨의 자녀로 족보에만 등재하고 양자로 신고하지는 않았다. 이후 A씨는 사망한 김씨를 대신해 사실상 호주역할을 하며 이씨를 부양하고 고인이 된 김씨의 제사, 분묘관리 등을 하였으나 법적 양자는 아니므로 희생자 보상금을 상속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A씨는 김씨와 이씨의 법적인 양자로 신고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보상금도 상속받을 수 있게 되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시, 모아타운 4곳 신규 확정…3,570세대 주택공급 본격화 서울시가 노후 저층주거지의 정비를 본격화한다. 시는 10월 16일 제15차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소위원회를 열어 종로구 구기동, 관악구 난곡동, 동작구 노량진동, 서대문구 홍제동 등 4개 지역의 모아타운 사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총 3,570세대의 모아주택(임대 852세대 포함)이 새롭게 공급될 전망이다.서울시는 공공참여..
  2. 10월 초 수출입 모두 감소… 무역수지 5억 달러 적자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0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 수입은 22.8% 줄어든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조업일수 감소(3.5일)로 인해 전체 수출입 규모는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7.8억 달러) ..
  3. 에쓰-오일 세븐 ‘피치스 런 유니버스’서 모터스포츠 팬 접점 확대 에쓰-오일토탈에너지스윤활유의 엔진오일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이 12일 열린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2025 피치스 런 유니버스’에 참여해 현장 관람객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피치스 런 유니버스는 자동차 문화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Peaches.)가 주최한 행사로, 세계 최대 스포츠쇼인 F1(포뮬러원) 레이싱카 주행을 ...
  4.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첫 수출…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첫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한국 발전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
  5. 한국, 일본보다 AI 더 쓴다...‘한국 직장인 65% 이상 AI 경험’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 Guru (https://pdfguru.com/ko)가 한국의 틸리온 프로, 일본의 Freeasy24와 협력해 한국과 일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조사 결과, 한국이 AI 활용 경험과 학습 의지 모두에서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인지도, 사용 경험, 활용 목적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한국이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Chat GPT(챗지피티)...
  6. 구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AI 혁신의 새로운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공개 구글 클라우드는 10일(현지 시간)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생산성, 고객 경험, 혁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직관적인 제미나이 채팅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6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7. KB금융, 지난해 6조6545억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일, 지난해 KB금융의 ESG 경영활동을 담은 ‘2024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를 통해 총 6조654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매년 ‘사회적 가치 성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KB금융의 사회적 가치는 비금융 부문인 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