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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 추락사 故 심장선씨 아들 “남동발전사장이 하청업체에 책임 몰아줄테니 그쪽과 합의하라 했다"
  • 이영선 기자
  • 등록 2020-12-02 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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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운수노조 “한국남동발전, 석탄재 반출시 사고 잦아 반출차량 공지사항까지 만들어”

지난달 28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회를 차에 싣는 작업을 하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고(故) 심장선 씨의 아들과 부인이 2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시흥시 센트럴병원 장례식장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 도중 고인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자 아들 심씨가 손을 잡아주고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회(석탄재)를 옮기다가 추락 사망한 고(故) 심장선 씨의 유가족이 남동발전 측에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사건 경위를 명확히 알릴 것을 촉구했다. 특히 유향렬 한국남동화력발전 사장이 유족과의 면담에서 고인의 하청업체 측에 책임을 물을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씨 아들을 비롯한 유족들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일 오전 고인의 빈소인 경기도 시흥시 센트럴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화물운송기사인 심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회(석탄재)를 차에 싣는 작업을 하던 중 4m 아래로 추락했다. 심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지만 오후 2시 44분쯤 사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들 심씨는 남동발전 측이 사건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아들 심씨는 “아버지가 어떻게 사고를 당했는지에 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아버지와 같은 경우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대한 확실한 답을 원했는데 (유향렬 사장은) 경찰 수사와 현장 감식 전에는 확답을 못 준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원통해 했다. 

 

유족들은 어제(1일) 한국남동발전 유향렬 사장을 만나 사고 원인 규명을 여러차례 요구했으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남동발전, 하청업체와 ‘합의 종용’...책임 회피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석탄화력발전소. (서남투데이 자료사진)

유가족은 특히 유 사장이 심씨의 하청업체에 책임을 따지라고 하는 등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아들 심씨는 “아버지가 사고 당하신 곳이 발전소이고 그 책임이 발전소에 있는데 (유 사장은) 아버지가 일을 받았던 하청업체인 고려에프에이한테 넘기면서 ‘이쪽에 책임을 우리가 계속 몰아주겠으니 그쪽이랑 합의를 보고 그쪽한테 따져라’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 사장이 책임을 하청업체 측에 돌리고 합의까지 종용한 것이다. 

 

아들 심씨는 “근데 왜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과 일하신 곳이 발전소인데 (책임을) 왜 계속 고려에프에이에게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버지가 해야 될 일이 아닌 하시지 않아야 할 일을 하면서 돌아가신 것 때문에 지금 너무 억울하다”고 분개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 직업은 운전하는 사람이다. 저는 아버지 직업이 지금까지 계속 운전하시는 것으로 알았는데 얘기를 또 들어보니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하시던 작업이 운전이라고 생각이 되지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故) 심장선씨는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의 하청에 하청 업체 소속의 화물노동자였다. 원청인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는 다 쓴 석탄회를 처리하는 회처리 공정을 '금화PSC' 업체에 맡겼다. 이 업체는 '고려FA'라는 운송업체에 해당 석탄회 운송 업무를 위탁했다. 사망한 심씨는 운송업체인 고려FA 소속 기사다. 

 

아들 심씨 “아버지 죽음, 사건경위 조작됐다” 의혹 제기


심씨 아들과 부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시흥시 센트럴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사진=이영선 기자)

유족들은 특히 남동발전 측이 유족에게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아들 심씨는 어제(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력발전소 측에서 설명한 구호조치 브리핑과 실제 영상은 큰 차이가 있다. 아버지는 안전장치 하나 없이 부당한 일을 하다 황망하게 돌아가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CCTV 확인 결과 사건 발생 후 제대로 된 구호 조치 없이 바닥에 많은 피를 흘리며 생명을 잃어가던 아버지를 (발전소 측이) 방치했고, 운전기사인 아버지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상차 작업까지 했다. 물건을 안전하게 올리고 내리기 위한 담당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명확한 사고발생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한다"라고 호소했다.


노조 "사고 위험 높은거 알면서도 지시"


이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공개한 한국남동발전의 반출 차량 공지사항 중 일부.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한국남동발전 영흥 발전본부는 화물노동자들의 ‘상차작업’을 전제로, 상차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했다. 상차 업무뿐만 아니라 청소업무도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소가 완료되어야만 상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35톤 상부에 올라가서 석탄재가 넘치는 만차 시까지 위에서 지켜보게 했고, 설비의 사고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공개한 한국남동발전의 ‘반출차량 공지사항’을 보면 운전자가 차량에 올라가 석탄재를 차량에 옮길 때 설비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자세히 기재돼 있다. 


노조 측은 이같은 공지사항을 근거로 한국남동발전 측이 차량운전자에게 상관없는 반출 업무를 지시했고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안전조치조차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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