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문재인 정권, 무책임하니까 무능하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3-01 18:20:23

기사수정
  • 박근혜와 문재인 (3)

대통령은 정치인 중의 정치인


우한폐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마이크 든 인물)과 여야 정당 대표들의 긴급회동은 고질적인 책임 공방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출처 :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계정)

변호사와 회계사, 과학자와 공학자, 의사와 간호사 등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유능해야 한다. 이들의 유능함은 학위와 자격증으로 보장되는 전문성과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부터 연유한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개별적 의료사고는 의사 개인 혹은 특정 병원에 책임을 묻는다. 환자의 진료를 책임진 전문가로서의 책무를 완벽하게 이행하지 못한 탓이다. 그런데 한 국가의 의료체계 전체가 붕괴될 경우에는 최종적 책임은 의료계에 귀착되지 않는다. 의학 지식과 임상 경험은커녕 어쩌면 제 손으로 대일밴드 하나 제대로 상처 부위에 붙이지 못할 정치인들에게 돌아간다.


정치인들로서는 억울한 심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허나 정치인의 핵심적 역할이 결단과 책임인 사실을 고려하면 국가의 중추적 기능인 의료 시스템의 전면적 마비를 의사 집단이 아닌 정치인과 정당이 책임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겠다.


예수는 왕중왕(王中王)이었다. 나사렛의 젊은 목수는 스스로가 왕들의 왕임을 선포했다. 대통령 중심제에서의 대통령과 의원내각제 체제 아래의 총리는 정치인 중의 정치인이다. 특히 대통령의 권력이 봉건시대의 제왕에 버금갈 정도로 무소불위로 막강한 현재의 대한민국 헌정질서에서는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동시에 정치인 중의 정치인, 곧 수석 정치인이기도 하다.


권력의 본령은 결정하고, 선택하고, 판단하는 데 있다. 특정한 의견과 제안에 관해 가부를 결정하는 결재권도, 어떤 자리에 어떤 사람을 앉힐지를 선택하는 인사권도 본질적으로 권력의 발동이고 행사이다.


평범한 인간이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 놀라운 성취를 이뤄내 비범한 권력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권력자가 아무리 비범한 노력을 경주한다고 한들 신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신은 누구인가? 절대로 잘못을 범하지 않는 무오류의 존재다. 그러므로 신은 책임질 일을 애초에 하지 않는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필연적 운명을 타고났다.


처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다르다넬스 반도에서 무모한 상륙작전을 감행했다가 수십만 명의 연합군 장병들의 목숨을 잃게 했다. 모택동은 대약진운동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무수한 숫자의 애꿎은 중국 인민들을 굶어죽게 만들었다. 김대중과 김영삼은 1987년의 대선에서 야당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정권을 민정당의 노태우에게 헌납했다. 빌 클린턴은 그릇되고 동물적인 욕정을 주체하지 못해 미국 의회에서 탄핵까지 당할 뻔한 개망신을 자초했다.


바보야, 문제는 책임감이야


정치 지도자의 역량과 실력은 잘못된 결정과 선택과 판단의 후과를 어떻게 수습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열과 유무가 판가름 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책임을 잘 지면 유능한 거고, 책임을 못 지거나 또는 안 지면 무능한 것이다.


책임을 잘 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임을 잘 지는 길은 책임감을 공개적으로 토로하는 데서 무조건 출발한다. 책임감을 뚜렷이 표현하지도 않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책임을 질 수가 있겠는가? 여기에서 책임감이 진심의 발로인지, 거짓의 소산인지는 중요하지가 않다. 정치인은 행위와 결과로 평가받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게 말아먹느니, 차라리 가식적으로 성공시키는 게 국민들 입장에서는 최소한 백배는 더 낫다.


책임감의 표현은 본인의 책임을 흔쾌히 인정한 후에 애매모호하지 않은 직설적 화법으로 자기(들)의 잘못을 통 크고 쿨 하게 사과하는 일로써 완성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무능함의 180도 반대말은 유능함이 아니라 ‘책임감’인 셈이다.


문재인 정권이 총체적으로 무능해진 계기와 원인은 단지 유능하지 못한 데만 있지 않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위시한 정권 수뇌부가 지독할 정도로 무책임한 점에 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이제껏 뭐 하나 확실히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탓했다.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자 인구구조의 변화를 탓했다. 우한폐렴이 창궐하자 이번에는 신천지 교단만 열심히 탓하는 중이다. 문재인 정권의 이와 같은 남 탓이 워낙 체질화되다 보니 경기도 의정부에서 여당 공천을 노리는 어느 여성 586 세대 정치인은 윤석열 총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라며 급기야 검찰 탓까지 해대는 몰상식한 추태마저 부리고 말았다.


앞으로 조금 남고, 뒤로 크게 밑지는 어리석은 비즈니스가 정부여당의, 집권세력의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남 탓 장사’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극렬 지지자들이 이를테면 신천지 교단을 탓하면 탓할수록 신천지는 산술급수적 속도로 나쁜 집단이 되지만, 문재인 정권은 기하급수적 속도로 비루한 정권이 되어갈 뿐이다. (④편에서 계속됨…)


관련기사
TAG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초격차 스타트업, 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세계 무대 도전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바이오 초격차 스타트업 24개사가 ‘BIO KOREA 2025’에 참가해 글로벌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에 나서며, 세계 무대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BIO KOREA 2025 International Convention(이하 바이오 코리아)’에 바이오 분야 초격차 스타.
  2. 윤호중 “이재명 재판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법 폭거…5.12 이전 공판 중단해야”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첫 총괄본부장단 공개회의를 열고,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대선 전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 강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이다.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은 6일 오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
  3. 권영세 “대선 단일화 11일까지 반드시 이뤄야…실패시 비대위원장 사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단일화 시한을 5월 11일로 못박으며, 단일화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후보와 만나 오해를 일부 해소했고,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러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그 시한...
  4. 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
  5. 인천시, ‘3.6.9. 걷기 챌린지’로 건강도 챙기고 상품권도 받는다 인천시가 걷기를 통한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 속 운동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5월 7일부터 27일까지 ‘제2차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운영하며, 참여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인천광역시는 시민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모바일 앱 ‘워크온’을 활용한 ‘인천 3.6.9. 걷기 챌린지’를 진행한.
  6. 인천시의회,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 모집…의정 참여 확대 인천광역시의회가 의정활동을 시민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오는 21일까지 모집하며, 시민의 의정 참여 기회를 한층 넓힐 전망이다.인천광역시의회는 의정활동과 지역 소식을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천의정소식’ 시민기자단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모집...
  7. 광명시, 시민이 작가 되는 ‘책문화 창작 여정’ 본격 추진 광명시가 글쓰기부터 독립출판, 책 전시와 출판기념회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시행하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책문화 도시로의 도약에 나섰다.광명시는 5월부터 ‘쓰기부터 출판까지 시민 창작 플랫폼 조성사업’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민이 단순 수강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글을 쓰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