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 민소영 기자
  • 등록 2025-05-06 18:52:57

기사수정
  • 연무대부터 김세환 집터까지, 수원 독립운동사의 숨결 따라 걷는 4.5㎞
  • 만세운동터, 근대 종교시설, 교육기관 등 곳곳에 녹아든 저항의 흔적
  • “100년 전 외침 기억하며 오늘의 평화와 자유를 되새길 때”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1919년 3월1일 횃불시위대가 결집했던 방화수류정에서 화서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운동의 숨결을 직접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역사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코스는 연무대를 시작으로 김세환 집터까지 이어지는 4.5km 길이로, 넉넉히 3시간이 소요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연무대는 1919년 3월 16일 수원 장날, 일본의 침탈에 맞선 시민들의 만세운동이 시작된 역사적 장소다. 당시 수백 명의 시민들이 연무대에서 팔달문, 종로방향으로 만세 시위를 벌이며 독립의 열망을 드러냈다. 지금은 잔디광장과 활쏘기 체험장이 있는 평화로운 공간이지만, 과거의 외침을 기억하며 걷기에 좋은 출발점이다.

 

방화수류정은 3.1운동의 전조가 된 횃불 시위가 벌어진 장소다. 청년 지식인들이 이곳에 모여 봉화를 밝히며 독립의지를 드러낸 이곳은 현재 수원의 대표 피크닉 명소로, 아름다운 수원화성과 용연의 경관을 자랑하지만, 그 아래에는 항일 정신이 깊이 깃들어 있다.

 

이후 수원천을 따라 이동하면 근대 종교와 교육기관의 흔적이 이어진다. 수원동신교회, 매향여고, 아담스기념관 등은 수원 지역 항일 지식인과 외국인 선교사들이 조선의 미래를 위해 헌신했던 공간이다. 이들 시설은 여성 교육과 계몽운동, 근대 교육의 중심지였으며, 삼일운동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수원종로교회와 북수동성당, 천도교 대교구 등의 종교시설은 항일 운동의 또 다른 주축이었다. 교회와 성당을 중심으로 교인들이 교육과 계몽활동을 펼쳤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종교는 억압 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도구였다.

 

길의 마지막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기념탑, 김세환 집터로 이어진다. 화성행궁은 기생들의 만세운동이 벌어진 장소로, 김향화 등 수원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 공간이다. 팔달산 정상에는 ‘3·1독립운동기념탑’과 ‘대한민국독립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어 시민들이 오늘의 자유를 가능케 한 이들의 희생을 되새길 수 있게 한다.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 선생의 집터(정조로 792)는 이번 코스의 종착점이다. 삼일학교와 수원상업학교 등 교육을 통해 민족정신을 길렀던 그의 흔적은 지금도 카페로 운영되는 공간에서 시민들을 맞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적 공간을 재조명하고, 시민 스스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걷기 코스를 개발했다”며 “오늘날의 자유와 평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천공항공사,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위한 굿윌스토어 `밀알주안점` 개소 인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지난 7일 밀알복지재단,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굿윌스토어 밀알주안점`을 개소했다고 8일 밝혔다.개소식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을 비롯해 밀알복지재단 홍정길 이사장,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용훈 사무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날 .
  2. 과기정통부 4차 국정 핵심과제 브리핑, SKT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및 인공지능 강국 도약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유상임 장관은 5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5년도 과기정통부 핵심과제 4월 실적 및 5월 계획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브리핑을 실시했다.이번 보고회는 지난 1월 13일 개최된 `주요현안 해법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4번째로 진행된 국민 보고회이다. 유 장관은 이날 SKT 침해사고 대응 현황과 함께 인공지능 ..
  3. 금융위, `24년도 하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및 품질심사평가 결과 발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는 5월 8일(목) 테크평가위원회를 개최하여 `24년 하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결과를 의결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 「기술금융 개선방안(`24.4.)」에 따라 개편된 지표를 최초로 적용하여 진행됐으며, 동시에 개선방안의 현장 안착상황 등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보완 필요사항을 논의했다.하반기 테크평가 결과, 대형리.
  4. "Start up! & Spring up!" 청년창업사관학교 2025 출정식 개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는 9일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 본교에서 `2025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출정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Start up! & Spring up!"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출정식에는 중기부 임정욱 창업벤처혁신실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청년 창업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청년창...
  5.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교육감이 간다` 첨단초 교직원과 간담회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8일, 인천첨단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학교 현안에 대한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이번 간담회는 `교육감이 간다`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교육 현장에서 자체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발굴하고 신속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간담회에서 첨단초 교직원들은 학교 규모에 따른 인력 추가 배치, .
  6. `3년 최대 1440만 원` 마포구, 청년내일저축계좌 참여자 모집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5월 21일까지 청년내일저축계좌 신규 가입자를 모집한다.청년내일저축계좌는 일하는 저소득 청년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자산 마련을 돕기 위해 저축액의 최대 3배를 적립해주는 자산형성 지원사업이다.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50~100%에 해당하는 19세부터 34세까지의 일하는 청년이다.매월 10~50만 원을 저축.
  7. 서울시여성가족재단–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 교육 확대 위한 업무협약 체결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박정숙)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김삼화)이 양성평등 및 폭력예방 의식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5월 8일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양 기관의 전문성과 자원을 기반으로 ▲양성평등 교육 전문강사 양성사업의 교육 협력 ▲폭력예방 콘텐츠의 공동 활용을 통해 서울시민 누구나 양질의 교육 혜택을 누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