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재단이 스마트폰 앱이나 모바일 웹, 영상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테면 앱이나 모바일 홈페이지의 글자크기는 14포인트 이상이어야 하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영상콘텐츠의 자막은 첫 글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기까지 5초 이상 머무르도록 해 읽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코로나로 일상화된 온라인‧비대면 방식은 젊은 층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디지털 기기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배려하지 않는 서비스가 잦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볼 땐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절차, 너무 작은 글자크기 등에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령층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서울디지털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어르신 절반은 디지털격차 해소를 위한 최우선 순위로 ‘고령층이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 구축’을 꼽았다.
설문조사는 서울 거주 65세~79세 3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의 디지털 기기·서비스 개선방안으로는 ‘단순하고 알기 쉬운 화면구성` 34.3%, ‘서비스 이용절차 간소화` 26.7%, ‘주 이용 서비스 위주의 간결한 구성` 23.3% 순으로 응답했다.
모바일 웹‧앱과 영상콘텐츠 모두 가장 불편하다고 느끼는 요소는 ‘용어’로 나타났다.
고령층 디지털 기기 사용 개선방향 및 고령층 인터넷 서비스 개선방향 (자료=서울시디지털재단)
이에 서울디지털재단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격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콘텐츠가 고령층의 신체적‧인지적‧심리적 특성을 반영해 제작될 수 있도록 있도록 표준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모바일 웹‧앱’과 ‘영상 콘텐츠’ 2개 분야별로 총 20대 요건이 제시됐다.
우선, ‘모바일 웹‧앱’ 분야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이용 가능한 앱이나 모바일 홈페이지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때 고려해야 할 요건을 10가지로 제시했다.
시력이 저하돼 작거나 흘린 글자를 읽기 어려운 고령자의 신체 특성을 반영해 글자크기는 14포인트 이상으로 하고 필기체나 흘림체 같은 복잡한 형태의 글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고령자들은 신조어나 행정용어가 낯설 수 있는 만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막 크기와 속도, 발언 속도 등 10가지 준수요건을 제시했다.
흐르는 자막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첫 글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기까지 5초 이상 머물러야 하고, 영상 속 화자의 말하는 속도도 초당 4음절 가량으로 천천히 발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고령자는 새로운 정보를 즉각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정보나 복잡한 내용은 반복설명이나 요약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이번에 개발한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4월~8월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홈페이지에 시범·적용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키오스크’ 분야 표준안도 개발 완료하는 등 고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서울시 주요 민원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서울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표준 적용을 제도화하고, 민간서비스를 대상으로 평가·인증 제도를 운영하는 등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원목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고령층의 이용편의를 고려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라며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게 개발된 표준안이 곳곳에 잘 적용돼 어르신들의 불편을 덜어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