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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의 중국에게서 펠로피다스의 테베를 보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6-01 16: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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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과 우정의 리더십 : 펠로피다스와 에파미논다스 (12)

모택동(왼쪽)은 소중한 장남 모안영(오른쪽)의 묘를 한반도에 조성함으로써 북한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시도했다.

펠로피다스는 현재는 그리스 중부 지방에 해당하는 키노스케팔라이에서 알렉산드로스의 군대와 마주쳤다. 고대 희랍의 북쪽 경계선은 지금의 그리스 공화국 국경과 견주어 훨씬 남쪽에 그어져 있었다. 키노스케팔라이는 서력으로 기원전 197년에 로마와 마케도니아 사이에 치러진 대회전으로 더 유명하다. 두 강국의 전면적 무력충돌에서 로마군을 승리로 인도한 티투스 플라미니누스 또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등장인물임은 당연하다.

 

펠로피다스가 참여한 키노스케팔라이 전투의 규모는 후세에 이곳에서 벌어진 또 다른 쟁투와 비교하면 소박한 규모였다. 그럼에도 이 싸움은 그리스의 패권국가로 급부상한 테베의 전성기에 급작스럽게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결코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펠로피다스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펠로피다스는 테살리아 현지에서 급하게 모집한 병력으로 모자란 머릿수를 채웠으나 알렉산드로스의 군세에 비하면 그가 거느린 부대는 여전히 중과부적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조금도 주눅 든 기색이 없이 “쳐부술 적군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호기를 부렸다.

 

싸움의 양상은 처음에는 펠로피다스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의 기병대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가 우세한 병력과 유리한 지형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반격에 나서자 전세는 테베 측에 불리한 형국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분위기 반전이 요구됨을 절감한 펠로피다스는 완전무장을 하고서 싸움터 한복판에 직접 뛰어들었다.

 

펠로피다스의 존재감은 아군에게는 활력과 자신감을, 적군에게는 충격과 공포심을 불어넣었다. 독재자의 병사들이 슬금슬금 뒤꽁무니를 빼기 시작하자 펠로피다스는 승세를 몰아 알렉산드로스를 확실히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고서 적군을 더욱 세차게 몰아붙였다.

 

플루타르코스는 바로 이 순간 펠로피다스가 쓸데없는 격정과 불필요한 흥분에 사로잡혔다며 안타까워했다. 펠로피다스가 지휘관으로서의 본분과 책임감을 망각하고서 일개 졸병처럼 적진을 향해 돌격한 탓이었다. 이때, 펠로피다스가 그토록 처치하기 원했던 악당 알렉산드로스는 그의 호위병들 사이에 벌써 안전하게 깊숙이 몸을 숨긴 상태였다. 펠로피다스 개인의 용맹무쌍함만으로는 북방의 건달패 두목을 응징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적병들은 홀로 무모하게 돌진해오는 펠로피다스를 겨냥해 무수히 장창을 날렸고, 날카로운 창날이 펠로피다스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대장이 심각한 위험에 빠진 광경을 목격한 부하병사들이 언덕에서 헐레벌떡 뛰어내려와 펠로피다스의 용태를 살폈을 때는 그가 이미 절명한 후였다. 머나먼 페르시아 제국의 구석구석에까지 위명을 떨쳤던 테베의 영웅은 짧은 유언조차 남기지 못한 채 허망하게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테베의 영웅은 혼자서 외로이 가지 않았다. 그는 3천 명의 적병들을 황천길의 동반자로 삼았으니, 전투는 표면적으로 테베의 대승으로 끝났다. 허나 이번 승리는 펠로피다스의 목숨값으로 얻어낸 영락없는 피로스의 승리일 뿐이었다.

 

펠로피다스는 테베를 스파르타의 부당한 간섭에 시달리는 비참한 반(半)식민지 신세로부터 그리스 세계를 호령하는 영광스러운 패권국가의 지위로 단기간에 도약시킨 위대한 불세출의 영웅이었다. 테베 시민들은 그를 부모이자 은인이자 스승으로 생각했으니, 펠로피다스가 전투 중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그의 동료와 동포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비보 중의 비보였다.

 

그를 따라 키노스케팔라이로 종군한 테베의 병사들은 큰 죄를 지은 죄인이 된 심정이 되었다. 그들은 갑옷을 벗지 않았고, 식사를 하지 않았으며, 한밤의 산야를 엄습하기 마련인 추위를 쫓아줄 모닥불도 피우지 않았다. 급보를 전달받은 테베 본국은 물론이고 동맹국들에서는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와 고인의 영전에 조의와 애도를 표하며 망자의 장례식을 준비했다.

 

펠로피다스의 시신은 고향인 테베로 운구되지 않았다. 테살리아 사람들이 자기네가 상주 역할을 맡아 펠로피다스를 장사지내겠다고 눈물로써 간절하게 호소했기 때문이다. 펠로피다스의 돌연한 죽음은 테살리아를 페라이의 폭군 알렉산드로스의 사나운 발톱과 탐욕스러운 침탈에서 지켜줄 든든한 보호막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뜻했다. 테살리아의 절망과 비탄이 테베의 통곡과 한숨에 어금지금한 연유였다.

 

테베 민중은 테살리아 인민의 간청을 흔쾌히 들어주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펠로피다스의 불의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테살리아에 대한 종주권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테베의 단호한 국가적 의지의 분명한 발현이기도 했다. 모택동이 6‧25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받고 전사한 큰아들 모안영의 무덤을 북한 땅에 일부러 남겨둔 일이 한반도가 중국의 세력권 안에 영원불변하게 남아 있도록 명토박아두겠다는 노골적 결의의 확고부동한 표시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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