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재명 대통령,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국가폭력 민형사 시효 폐기” 천명
  • 성창한 기자
  • 등록 2026-03-30 10:42:16

기사수정
  • 추념일 앞두고 김혜경 여사와 제주 4·3 평화공원 찾아 희생자 추모
  • 유족 오찬 간담회서 명예회복·왜곡 대응·기록관 건립·시효 배제 재입법 의지 밝혀
  • 제주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성과 잇는 후속 조치에도 속도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를 계기로 국가폭력 범죄의 민형사 시효 제도 폐기와 4·3 명예회복 완결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29일 오전 제주 4 · 3 평화공원을 찾아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29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영령을 추모하고 유족들과 만났다. 이번 방문은 국가기념일인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정부는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이후 매년 정부 주관 공식 추념식을 열고 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위령탑에서 헌화·분향한 뒤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다. 위패봉안실에는 1만5126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이 대통령은 이 날 방명록에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방명 장면을 지켜본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 관계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방명록 문구는 참배의 상징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유족 오찬 간담회에서도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을 재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찬 간담회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한규·문대림·위성곤 국회의원과 함께 김장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 회장, 임문철 이사장, 오인권 제주4·3 생존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제주 4·3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로 규정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분투해 온 유족과 제주도민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이어 왜곡과 폄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제시한 후속 과제는 명예회복의 범위를 제도 전반으로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9차 희생자·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정정 기간 연장을 추진하고, 2025년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을 평화의 상징으로 확장하기 위한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특별법 개정으로 보상과 명예회복이 본격화된 데 이어, 신고·정정·기록 보존 체계까지 보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특히 4·3사건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를 마련하고,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시효 배제 입법을 다시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지난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를 통과하고도 시행되지 못한 법안을 거론하며 “나치 전범과 같이 국가폭력 범죄는 영구적으로 처벌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4·3 문제를 과거사 추모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국가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혁 과제로 끌어올린 셈이다.

 

간담회에서는 유족과 생존 희생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결정을 통해 유가족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인 고계순 씨는 “70여년 만에 한을 풀었다”고 말했고, 양성홍 제주 4·3 실무위 부위원장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른 채 살아야 했던 시간을 전했다. 생존 희생자 김연옥 씨는 4·3으로 일가족을 잃은 뒤 평생 물고기를 먹지 못할 만큼 깊은 후유장애를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의 가치가 한국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세계로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뒤, 내년 공식 추념식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하며 90분 넘게 이어진 오찬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LH, 서울 도심복합사업 첫 철거 착수…민간 대비 8년 빠른 속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른 방학역 지구에서 첫 철거를 시작하며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LH는 21일 방학역 복합지구가 후보지 지정 5년 만에 철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LH가 도심 내 신규 주택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도심복합사업을 본격...
  2. 원유 수급 안정화 위해 다변화 원유 수입부과금 환급 한도 확대 정부가 원유 수급 안정과 중동 의존도 완화를 위해 다변화 원유에 대한 수입부과금 환급 요건을 완화하고 환급 한도를 확대한다.정부는 23일 제6차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다변화 원유 수입부과금 환급 요건을 완화하고 환급 한도를 높이기로 의결했다. 이번 위원회는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
  3. 한국씨티은행, 차기 행장에 김경호 기업금융그룹 부행장 단독 추천 한국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22일 회의를 개최하고, 김경호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임추위는 김경호 후보의 중장기 경영 비전과 전략, 대내외 소통 및 리더십 역량, 경영 역량과 전문성, 금융산업에 대한 통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선정 배경을...
  4. 국토부, 외국인 부동산 거래 기획조사 실시…위법 의심 840건 집중 점검 국토교통부가 외국인의 부동산 위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23일 외국인 부동산 기획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국토부는 2025년 6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신고된 전국 주택·비주택·토지 거래 중 위법 의심 사례 840건을 선별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8월 시작돼 올 12월까지 진행되며, 연말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 날 실시한 조.
  5. LH, 용인 반도체산단 조성공사 심사 방안 확정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3일 예정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1공구 조성공사 사업계획서 심사를 앞두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한 심사 방안을 22일 공개했다.LH는 지난 21일 사전설명회를 열고 해당 사업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 후보자 구성 현황을 소개했다. 이번 심사를 위해 LH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254인과 타 ..
  6. 사이버한국외대, 가을축제 CUFESTA 성료… 시공간 제약 넘은 휴먼 터치 입증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사이버한국외대, 총장 문휘창)는 지난 9월 19일(토) 대학 사이버관 일대에서 추계 대학 축제 ‘2026 CUFESTA’를 성료했다.사이버한국외대 제20대 총학생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하모니(Harmony)’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평소 온라인을 기반으로 수학하던 구성원들이 바쁜 일과를 쪼.
  7. 관세청, 8월의 마약단속왕에 서울세관 김미나 주무관 선정 관세청은 다크웹과 가상자산을 악용한 지능형 마약 밀수 사범을 검거한 서울세관 김미나 주무관을 23일 8월의 마약단속왕으로 선정했다.김 주무관은 대마 카트리지 등 4종의 마약류를 밀수한 범인을 4개월간 추적했다. 구매부터 수취에 이르는 범행 전 과정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았다.이 날 김 주무관은 수사 초기 피의자 검거에 난항을 겪...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